[독후감]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을 읽고 (1회차)

[독후감]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을 읽고 (1회차)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 소설을 처음 읽고 난 뒤,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총 세번의 독서 후 순차적으로 독후감을 작성할 예정입니다.

February 6, 2026
Personal

Table of Contents

독후감 시리즈를 시작하며 

예전의 저는 책을 좋아하던 사람이였습니다. 꽤 많이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과학동아부터 시작해서, 신카이 마코토의 전집, 그리고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등 주로 소설을 많이 읽긴 했지만, 그래도 책을 나름 좋아한다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부터 책을 읽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일때문인지, 공부때문인지, 게임때문인지는 아직도 선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다시 책을 읽으며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시작하는 독후감 시리즈입니다. 일을 하면서 생긴 "빨리빨리" 습관은 책에도 적용되어, 문학을 읽을때도 빠르게 빠르게 읽는 속독가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독후감 시리즈는 한 책을 총 3번 읽고 각 독서 세션 이후 한번의 독후감을 쓰는 방식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제 생각의 변화와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을 여러분도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자몽살구클럽

한줄평

별점: ★★★★☆ (4/5) 

한줄평: 과장되었지만 현실적이라, 현실의 태수들에게 추천할 수 없는 책. 

이후에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독후감 

사실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왜? 라는 질문이 이 책을 읽은지 몇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머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작중에는 4명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태수, 유민, 보현, 그리고 소하. 그 넷은, 각자만의 힘든 이야기들을 지니고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어쩌면 살아간다고 할 수도 없는 주인공들입니다. 그들은 각자를 살리기 위한 비밀 동아리, 자몽살구클럽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소하는 작중 맨 마지막에 참여한 1학년 주인공으로써, 불우한 가정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각자에게 20일이라는 타이머를 부여하며, 그 20일 동안에는 죽지 못한다는 약속을 합니다. 정해진 부원은 20일이라는 타이머가 시작된 그날, 자신의 아픔과 죽고 싶은 이유를 다른 부원들에게 설명해야합니다. 그리고 다른 부원들은 그 20일동안 타이머가 걸린 그 부원이 살고 싶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합니다. 보현에게는 아프신 어머니와 돌봐야되는 동생. 태수에게는 공부를 강요하는 부모님과 따르는 폭력들. 유민은 태수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인한 어려움. 소하는 극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어려움은 극도로 현실적이며, 세상에 존재할법한 스토리입니다. 독자에게 이해를 강요하지 않고, 이해가 가능한 수준의 어려움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자의 어려움 속에도 다른 어려움을 감싸고 살리고자 하는 행동은 애잔하게 보이면서도, 독자들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20일이라는 타이머가 끝나는 D-Day 텍스트가 보이고 나서도 이어지는 이야기를 볼때는,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보는 저마저 안도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유민과 보현이 20일 이후에도 다른 부원들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마저 행복해지는 효과를 주었으니까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하고자 하는 책인 만큼, 저자는 아픔에 대해서 너무 잘 알고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소름끼치도록 정확한 아픔의 묘사는 어쩌면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모두에게 좋은 몰입감을 선사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저는 이 책이 해피엔딩이겠구나, 내지는 해피엔딩이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책을 읽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지독하도록 묘사를 잘해놓은 이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현실에서 너무 어렵기에, 책에서라도 위안을 얻고 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예상을 보기좋게 빗나가듯, 이 책의 엔딩은 어느 방면으로 보아도 해피엔딩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주인공의 상처를 내었던 원인은 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그 상처 자체가 아문 것은 아닐뿐더러 상황 자체가 나아진 것은 더더욱 없습니다. 엔딩 뿐만이 아닙니다. 책 중간에 갑자기, 어쩌면 갑자기가 아닌 태수의 죽음은 독자들에게 신선하지 않은, 아픈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태수의 죽음은, 어쩌면 예견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 읽으면서 지나갈때는 몰랐던 행동들이 돌이켜보면 필연적인 태수의 마지막을 가리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교과서를 태워버린다던가, 갑자기 돈을 막 써버린다던가. 이러한 행동들은 어쩌면 대장으로써 다른 부원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마지막을 향해 자신의 재산을 처분하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치동에서 살아온 저로써는 태수의 투신이 어쩌면 제일 인상깊었고, 제일 공감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사실 어쩌면, 그래서 어쩌면 태수를 내심 응원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태수는 이겨내지 못했고, 어쩌면 이 소설에서 제일 절망감을 크게 느꼈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후에 유민이가 이겨내가는 모습을 보며, 어느정도 희망을 얻게 만들었습니다. 어쩌면, 어쩌면 깊은 상처들도 이겨낼 수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다시 품게 했습니다. 

이후에 시작되는 소하의 이야기는 이러한 일말의 기대조차 즈려밟아버리며 가소롭다는 듯이 침을 뱉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책에서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독후감의 윗 부분을 작성하면서도 계속 던졌던 질문입니다. 어째서 소하의 이야기를 이렇게 처참하게 짖밟고 망가뜨려야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정말 궁금했습니다. 

후렴부에서 소하는 태수의 납골당에 들고갈 소주를 훔쳤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심한 가정폭력을 당하고, 도망친 어머니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됩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아버지를 살해한 후, 집에서 도망치며 스스로 하는 회상으로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살려주세요. 라는 간절한 외침과 함께 소설은 막을 내립니다.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도 아니며,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것도 아닙니다. 결국 소하는 살인자가 되었으며, 살고 싶다는 강한 소망과 함께, 살 수 없는 환경에 혼자서 내팽겨집니다. 어쩌면 희망이라는 썩은 동앗줄을 던지고, 올라오는 도중 끊었다고 과언이 아닙니다. 이부분에 대한 해답을 다시 읽으면서 알아가보고 싶습니다. 저자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마무리하며 

한로로의 자몽살구클럽은 결코 따뜻하게 마무리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거칠고 어두우며, 어쩌면 소설이 시작될때보다 나아진 부분이라고는 살펴볼 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쩌면 이 소설을 현실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중 하나이지만, 어쩌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만들어야했나 라는 생각도 들게 만듭니다. 위에서 던졌던 질문은, 한로로의 동명의 앨범인 자몽살구클럽을 들어도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독후감에서는 부디, 해결할 수 있기 바라며 첫번째 독후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