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후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1편을 읽고 *Published: 2026-03-16 14:10:45.491Z* *Category: Personal* >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을 읽은 뒤 떠오르는 생각들 --- ## 정말 애매하다.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처음으로 든 생각입니다. 일반적인 책과는 결이 너무나도 다른 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이 책을 주문할 때 보았던 알라딘 리뷰가 있습니다. "일기를 모아서 책으로 내놓은 기분이다." 라고요. 리뷰를 보고 너무나도 심한 혹평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기"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단어적 의미는 제게는 내 일상을 개인적으로 끄적여놓은 것들의 모음으로, 책으로 평가받기에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책을 끝마치고 나서 드는 생각은, 그 알라딘 리뷰와 백퍼센트 동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 이 책이 혹평받아 마땅한 책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제게 그 리뷰가 주는 인상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 책은 결국 "일기"이기에 이 저자가 주고 싶어하는 메세지를 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독하게도 현실적이다. ### 그럼에도, 현실적이기에 이 책은 결국 저자의 현실을 꺼내어 보여줌으로써 이야기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달합니다. "아파도 괜찮다" 라는 간결한 메세지를요. 이 이야기를 소설 또는 다른 형식으로 풀어냈더라면 이 책이 주는 울림은 "일기"의 형태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소설로 전달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주제에서 소설은 결국 일기만큼 솔직할 수 없습니다. 가상의 인물을 통해서 가상의 이야기를 펼쳐내기에, 현실에 존재하는 사람이 느끼고 경험했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과는 그 힘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읽는 사람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 책은 저자가 녹음한 심리상담 기록 사이사이에, 저자가 상담 후 느낀 것들을 한 장씩 덧붙이는 포맷으로 이어집니다. 저자는 기분부전장애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를 앓고 있고, 이를 치료해가는 과정에 대해서 그녀가 느낀 모든 것들에 대해서 투명하게 작성합니다.  저자는 크게 두 분류의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신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과 아픔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신적 질환이 있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1인칭의 시점으로 비슷하지만 다른 이야기를 제공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자신에게 어떠한 점들이 비슷한지, 또는 다른지 자아성찰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는 이 책은 정신적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사회에서 정신적 질환은 그저 "노력"과 "의지"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병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저 "운동을 하지 않아서," 또는 "바뀌고자 하는 의지가 없기에" 정신적 질환이 발병하며 발병 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이 결국 "일기"이기에 저자의 생각과 사고방식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정신적 질환이 어떻게 사람의 일상과 사고를 지배하는지 진실성이 있는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소설로서는 그저 "안타깝다"로 치부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저자는 실존하는 인물이기에 안타깝다로만은 치부하기 어려운 점도 한몫 합니다.  ### 그러나, 현실적이기에  이 책을 정신적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정신적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히 추천하기 힘듭니다. 결국 이 책은 "일기" 이기에, 정신적 질환과 그것을 치료하는 과정 모두 현실에 기반하여 있습니다. 정신적인 질환은 그 예후가 좋아지는 데에 대하여 적어도 몇달, 혹은 몇년이 걸리며 그 기간이 경과하더라도 상태가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내가 이만큼 좋아졌다는 걸 보여주거나, 뭔가 대단한 마무리를 짓고 싶었던 것 같다. 한권의 책은 ... 하지만 이야기를 마치는 지금도 여전히 우울과 행복을 반복하는 내 모습이 싫었고 의미를 찾기 힘들었다" 라고요. 이 책의 평점이 낮거나 혹평이 있는 것에는 이 이유가 클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책을 읽으며 딱 떨어진 해답과 결말을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적 질환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김이 빠지는 마무리이지만, 정신적 질환이 있는 사람이 보기에는 결국 이 사람도 긴 시간이 지난 뒤에도 극복하지 못했구나, 라는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저자는 일기라는 형식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이 책이 목표한 두 부류의 독자가 원하는 결말과는 먼 지점에 결말을 짓게 되었고, 결국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의 책으로 남게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도 마찬가지로 작용되었습니다. 저자와 비슷한 병명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김빠지는 마무리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마주하게 됩니다. "나아지지 않는구나," 라는 절망감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자가 맺는말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와 다릅니다. 저자는 분명히 말합니다: "세밀하게 살펴보면 좋아진 부분도 많다. 우울감도 많이 ... 내가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이어가면 웃고 울 수 있다." 분명히 나아지고 있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아질 수 있다고요.  ## 하지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2편을 출간하였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나아가고 있고, 언젠가는 이 질환에서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앞으로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책과 이 독후감은 어쩌면 많이 닮아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의 책 속 흐름은 나아지고 있다가 고꾸라지고, 다시 일어나서 다시 나아갑니다. 이 독후감이 이 책을 기반으로 작성하고 있어서 일지, 아니면 많은 정신적 질환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 비슷한 궤도를 걷고 있어서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처음에 "정말 애매하다" 라고 평가한 이유는, 이 후속편을 읽을 의향이 있냐라는 질문에 "없다" 라고 대답할 것 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기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병명으로 나아가고 있는 저에게 이 책은 결국 저와 비슷한 경험을 다시 한번 풀어놓은, 자기 성찰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서 다가왔던 절망감이 조금은 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 후속편을 미루고자 합니다. 이 후속편은,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간 나에게 맡기고자 합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의 2편은 결국 저보다 앞서나간 사람의 일기이고, 이를 지금 읽게 된다면 저에게는 미래 예고와 비슷한 성격의 글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살고 싶어진 저에게 이 책의 후속편을 남깁니다.